우슈 8단인 정통 무술인 출신 조수길(60) 대한우슈협회 회장은 인터뷰 중 ‘우슈인의 자존감’을 여러 번 언급했다. 지난해 우슈협회 제14대 회장으로 부임한 그는 우슈인의 화합과 단결, 저변 확대라는 핵심 공약 이행을 위해 애쓰고 있다. 영산대 동양무예학과를 졸업한 조 회장은 초대 대한태극권 연맹 회장과 중국 진식태극권(소가) 한국지부장, 진식태극권 제11대 전승자를 거쳐 현재 한국 우슈 수장이자 아시아우슈연합회 (WFA) 전통권위원회 위원을 겸하고 있다.
중국 전통 무술인 우슈는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우슈 신동’ 이하성, ‘미녀 검객’ 서희주가 시상대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비인기 종목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유망주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조 회장은 한국 우슈의 소방수로 미래 지향적인 정책 구상과 기존 주력 선수의 지원 확대를 핵심 사안으로 두고 있다.
그런 가운데 조 회장은 ‘대한우슈진흥연구소’ 설립을 추진, 오는 29일 개소한다. 그는 최근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린 충북 보은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슈는 엘리트 스포츠, 생활체육, 학교체육으로 저변 확대를 꾀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나 전략적인 연구, 우슈 재원 양상 등 세부 방안이 미흡하다”며 “우슈진흥연구소를 통해 사회 각 분야 전문가를 영입, 종목의 선진화를 도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각급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지도자 양성 체계를 구축하고 수련기법 데이터베이스 구축, 온·오프라인 대회 개최를 위한 효율적인 방법을 연구하는 등 우슈 발전 기지로 삼을 예정이다.
하반기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태극전사 지원 사격에 주력한다. 이번 대표 선발전에서 이하성(남 장권 전능) 이용문(남 남권 전능) 안현기(남 태극권 전능) 서희주(여 장권 전능) 제가영(여 남권 전능) 최유정(여 태극권 전능)이 각 세부 종목 우승을 차지하면서 항저우행 태극마크를 바라보게 됐다. 조 회장은 “우슈를 알리기 위해서라도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이 중요하다. 종주국 중국이 강하지만 우리 선수가 공정한 룰 속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조 회장은 우슈를 접한 계기를 묻는 말에 “어릴 때부터 운동을 워낙 좋아했다. 젊은 시절 중국 무술 영화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소룡의 사망유희’를 본 뒤 우슈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슈를 접할 때 영화에서 나온 장면을 많이 떠올리다 보니 형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원하는 그림이 안 나오면 실망하기도 한다. 다만 진정한 무술은 치고받는 게 아니라 덕으로 수련을 통해 상대 마음을 저절로 감동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우슈를 낯설게 느끼는 대중 얘기에 “우슈는 동양사상과 철학을 바탕으로 저절로 탄생했다. 서양인보다 동양인에게 적합한 운동”이라며 “우리 일상생활에서 정의롭고 상식에 맞는 행동을 할 정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관심을 바랐다.
[ 스포츠서울 ㅣ 김용일기자] 기사 전문